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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에,
오성식의 굳모닝 팝스가 한참 먹히고 있었을때,
'죽어야 사는 여자' 라는 영화의 스크립트가 오성식 씨의 책에 실렸던 적이 있었다.

브루스 윌리스와 골디 혼, 메릴 스트립 등 나름 스타들이 포진했던 영화.
마법의 약이던가를 먹으면 죽지않고 계속 사는거다. 죽을 수가 없었던 여자들 이야기.

그게 왜 끔찍할까-
주변의 아는 사람들이 점점 사라지고 홀로 남으니 끔직하지 않겠냐는 설명은 머리로는 그럴 수도 있겠다 했지만, 마음으로는 이해하지 못했었다.
그냥 살면 되는거 아냐?
그리고 쭉 시간은 흘렀다.



얼마전 김주승 씨가 죽었다 하는 뉴스를 인터넷에서 보았다.
좋아하지도 않던 배우였는데, 그 뉴스를 보자 갑자기 가슴이 뭉클해졌다.
이상한 느낌이었다.
'그 사람 탤런트 김주승 닮지 않았니?' 라고 말해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겠지.

어느 시점이 되면 상가집에 가는 횟수가 늘어난다며, 그때부터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는 선배의 말이 떠올랐다.
살고 죽는게 사람의 뜻이 아닐진대,
죽음앞에 담담할 수 없는 것 또한 사람이 아닌가.
한 시대를 같이 공유했던 연예인이 죽어 잠깐이나마 맘이 안 좋았는데,
가까운 사람들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그렇게 끔찍할 수가 없다.


흘러간 유행가는 그냥 흘러가지 않는다.
우연히 들린 옛 노래에서 그 당시의 공기, 느낌, 감정이 너무나 생생히 확 살아나서 무안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어디선가 나와 같은 감정을 느낄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이 감사해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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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Becomes Her,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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