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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옛날 친구를 만났다.
고딩때 동네 독서실에서 너구리를 끓여먹고 나서는 처음이니 근 10여년 만이다.

째깍째깍-
저 멀리 여인네가 걸어온다.
모르는 여인네다.
얼굴을 돌리려 하는데 나를 보고 방긋 웃는다.
순간- 아니겠지...............................했는데
입을 여는 순간 변하지 않은 목소리로 그녀가 그녀임을 알 수 있었다.
오- 시각보다는 청각이 정직하구나.

anyway,
변함없이 풍부한 감정표현과 직설적인 화법,
당당한 태도가 그녀임이 분명했지만-

현대과학기술로 너무나 커진 그녀의 눈망울과
그 큰 눈망울을 이리저리 왔다갔다 깜박깜박 거리는 통에
처음엔 적응하지 못하고 어리버리 했더랬다.

그녀의 베르사체 프린트의 화려한 의상실 자켓과
높은 핑크빛 하이힐을 보고
동네 마트차림으로 나온 내가 너무 순진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거이거 실수다- (-_-;;) 가슴을 치지도 못하고 살짝 기가 눌리려고 하는 찰나-

가만있을 수 없다는 야무진 결심으로-
정말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오묘하고도 시어리어스한 경계와 탐색의 시간이 흘르고 흘렀다-

but,
옛날 친구가 그냥 옛날 친구던가-
오케이. 이쁘다이뻐 좋단 말이다.
경계와 탐색을 무장해제 시킨 후,

우린
내장이 듬뿍 들어간 내장탕을 매취순과 함께 후루루짭짭 먹었더랬다.

오랜만에-
옛날 얘기
사는 얘기
좋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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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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