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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영월에 있는 젊은 달 와이 파크 미술관에 다녀왔다.
평창에 갔다 집에 그냥 오기 그래서 짬 내서 들른 곳이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좋아서 기록을 남겨본다.
처음엔 젊은 달이란 이름이 생소해서 왜 미술관 이름이 젊은 달일까 했는데, 영월에 있어서 젊은 달이라고 한다.
젊은 영에 달 월.
영월이라고 하면 좀 오래된 고목의 느낌인데, 젊은 달이라고 하니까 파릇파릇 새싹 같은 이미지다.
역시 이름이 주는 에너지가 있다.
젊은 달 와이파크 미술관은 설치미술을 주로 전시하는 현대 미술관이다.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공간이 돈을 의미하므로, 규모있는 설치 미술을 만나기가 힘든데, 영월은 아무래도 공간에 있어서는 덜 제한적이다 보니 이런 한적한 곳에서 소유주의 취향을 듬뿍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여러 오브젝트들을 늘어 놓았다는 느낌보다는 전체 공간을 디자인하고 그 공간 안에 오브젝트를 채워 넣은 듯했다.
더하여, 강렬한 색감이 주는 대비 덕분에 아무렇게나 찍어도 인생사진 건진다고 해서, 사진찍기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은근 핫플레이스로 주목받는 장소라 한다.
불편한 공간과 시설물이 주는 긴장감, 새로움이 미술관 안에 가득했고, 특히 색과 텍스쳐를 통해 관람자와 교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느껴졌다.
많은 색들이 있었지만 퓨어 레드가 그 색들을 이끌었고, 그 뒤에 흰색과 파스텔 파랑이 기억에 남는다.
텍스쳐 또한 다양했는데, 자연 속 기공되지 않은 나무가 주는 느낌을 베이스로 철과 사람의 손길이 닿은 나무, 돌 등을 볼 수 있었다.
이 미술관의 설계자이자 디자이너인 공간 디자이너 최옥영 씨에 따르면, 무한한 영역인 우주를 어떻게 작업에 담을 것인가 고민했다고 한다.
그 고민 끝에 나온 자연적인 원색이 빨간색이었으며, 이 색상을 통해 무한한 우주의 공간을 건물 속에 담고자 했다니 허투루 관람한 것은 아닌 듯싶다.
미술관 안에 카페가 있어 간단한 빵과 커피를 즐길 수 있고, 아트샵도 있어서 관람의 재미를 더했다.
영월 근처에 자그마한 박물관 들이 많은데, 그 중 젊은 달 와이파크 박물관에 가심 후회는 없을 듯하다.
평소에 보기 힘든 설치미술과 현대미술을 보며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 나만의 우주를 상상해 보면 어떨까.
사진도 잘 나온다니 인생 사진도 건질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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